새겨 찍은 시대정신…오월 예술의 정수 ‘목판화’를 보다(광주일보)

작성자 : 518유족회

작성일 : 2024-04-24

조회수 : 897

초창기 판화는 복제 수단으로 활용됐다. 그로 인해 ‘예술’이라기보다는 복제품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미술 장르가 확대되고 도구나 기법 등이 다변화되면서 판화가 발하는 독특한 분위기에 주목하는 이들이 늘었다. 오늘날 판화는 독립된 장르로 확고한 영역을 구축했으며 자료적 특성으로 인해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판화 가운데 목판화는 가장 오래된 역사를 지녔다. 목판화에 사용되는 나무 종류도 다양하다. 소나무를 비롯해 오동나무, 단풍나무 등 다양한 수종이 지닌 특성을 고려한 작업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목판화 하면 ‘80년대’를 떠올릴 수 있다. 민중미술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서다. 다량의 복제와 현장성, 그리고 시대적 화두가 목판화가 지닌 특성과 맞아떨어졌다.

‘새겨 찍은 시대정신’을 주제로 한 오월예술전이 열려 눈길을 끈다.

광주시립미술관(관장 김준기)은 오는 5월 19일까지 ‘오월예술 2024’ 기획 일환으로 목판화전을 연다.

시립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목판화 75점을 볼 수 있으며 광주전남미술인공동체 창작단과 11명의 작가들이 출품했다. 개인 작가로는 김봉준을 비롯해 김억, 김진수, 안한수, 이상호, 이준석, 전정호, 조진호, 홍선웅, 홍성담, 홍성민 등 11명이다.

김준기 관장은 “이번 참여 작가들은 민중미술을 이야기할 때 거론되는 작가들”이라며 “주체가 말해주듯 작가들의 작품에 담긴 시대정신을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는 기회”라고 했다.
현재 시립미술관은 560여 점 목판화를 소장 중이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이라는 시대적 상황과 연계돼 있어 당대 역사의식을 가늠할 수 있다.

전시는 크게 두 개 섹션으로 구성돼 있다.


먼저 1부 ‘형상을 찍어내다1-그날’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초점화한다.

무엇보다 광주전남미술인공동체창작단의 ‘도청앞 분수대에 모인 군중’이 눈에 띈다. 옛전남도청 분수대를 배경으로 열린 집회는 민주화를 위한 열망, 연단에 선 이의 호소, 나부끼는 깃발 등을 담고 있어 역동적이다. 5월 그날의 절박함이 흑백의 대조 속에 선명하게 구현돼 있어 격정적으로 다가온다.

김진수의 ‘광주민주항쟁도’는 당시 광주의 의분과 절망 등이 압축적으로 묘사돼 있다. 시간이 흘러도 영원히 남을 ‘아아 광주여, 우리나라의 십자가’의 정신이 투영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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