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당시 자유와 민주주의를 억압했던 독재 세력에 맞서 생명을 바친 젊은 영령들의 넋을 기리는 공간이 마련됐다.
오는 5월31일까지 광주 광산구 윤상원기념관에서 열리는 기획전시회 ‘소년은 언제나 우리 곁에’는 오월광주에서 유명을 달리한 10대 청소년들의 민주정신을 되새기는 자리다.
이번 전시회는 윤상원기념관과 5·18기념재단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해 기획했다. 한국 문학계의 경사는 1980년 5월18일부터 열흘간 있었던 5·18민주화운동 당시의 상황과 그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5·18을 소재로 한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주인공 열다섯살 동호처럼 당시 희생된 광주의 청소년들을 기억하기 위해 전시회를 마련한 것이다.
지난 9일 찾은 윤상원기념관은 처절했던 오월광주의 현장에서 희생된 10대 청소년들의 용기와 헌신을 추모하는 전시물로 가득했다.
1층 기획전시실에는 1980년 5월 당시 광주에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 다녔던 희생자 18명과 오늘날까지도 시신을 찾지 못한 행방불명자 임옥환(당시 조선대부속고등학교 2학년) 학생의 사진을 비롯해 신원을 확인하지 못한 무명열사를 소개하는 기록물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또한 소설 ‘소년이 온다’에 수록된 명대사들이 벽면에 자리 잡았고 이와 함께 윤상원 열사의 각종 어록도 함께 읽어볼 수 있다.
이 밖에도 ‘소년이 온다’에서 동호의 모티브가 된 문재학 열사, 청소년 희생자인 박현숙 열사의 캐릭터와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 부스가 자리하며 벽면에 설치된 스크린에서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의 실황을 소개하는 영상이 상영된다. 복도 공간을 차지하는 어린이 관람객들을 위한 ‘어린이 녹두서점’, ‘무지개 문방구’ 부스 등도 눈길을 끈다.
이번 전시가 더욱 뜻깊은 기획으로 다가오는 건 실제 5·18민주화운동 과정에서 희생된 청소년의 수가 막대했기 때문이다.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1980년 5월18일부터 5월27일 사이에 광주와 인근 지역(전남·전북)에서 사망한 민간인은 166명으로 알려졌다. 이 중 20대가 64명(38.6%)으로 가장 많았고 10대가 58명(34.9%)으로 그 뒤를 이었다.
5·18민주화운동에서 10대 청소년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항쟁에 참여했다. 중학교,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 생산·서비스직 등에서 일찍이 직업 활동을 시작한 노동자들도 있었다. 이들은 신군부가 언론 보도 검열·통제로 광주 시민을 폭도로 매도하자 ‘민주시민회보’, ‘투사회보’를 만들어 광주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맞섰다.
광주의 청소년들은 1980년 5월14~16일 평화롭게 ‘민족민주화성회’에 참여했지만, 5월20일 광주 시내 전 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지자, 본격적으로 시위 현장에 합류하기로 결심한다. 1980년 5월27일 새벽. 신군부의 전남도청 진압이 예고된 상황에서 상당수의 청소년이 죽음을 각오하고 최후 항전에 참여했다.
이러한 과정을 되짚으면 어린 나이에 불의에 항거한 10대 청소년들이 결국 5·18민준화운동의 주체였다는 게 결코 과한 해석은 아니라는 것이 윤상원기념관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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