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 45주년을 앞두고 광주를 찾는 외국인 방문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가장 상징적인 공간인 옛 전남도청의 외국어 안내 부족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5·18 당시 시민들이 계엄군에 맞서 최후 항전을 벌였던 옛 전남도청은 그 역사적·상징적 의미 때문에 국내외 방문객이 꼭 찾는 필수 코스로 꼽힌다. 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복원 공사로 인해 건물 주위에 대형 가림막이 설치되고 역사적인 사진들이 게시돼 있지만 의미를 알기 어려워 해설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특히 QR코드만 적용해도 설명이 가능한 상황. 이같은 지적에 대해 문체부는 개선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6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방문의 해’와 함께 5·18 민주화운동 45주년이라는 상징성까지 더해져 광주를 찾는 외국인 수가 예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5·18 민중항쟁 기념행사는 ‘새로운 세상을 여는 민주주의 대축제’를 주제로 진행되며, 계엄을 막기 위해 국회로 달려갔던 시민들의 발걸음과 추운 겨울 광장을 지켰던 시민들의 마음, 그리고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까지 더해져 국내외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광주시는 5·18 전야제 당일에만 10만 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한다.
이같은 관심은 5·18 사적지의 방문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가장 대표적인 장소가 옛 전남도청이다. 이곳은 1980년 5월, 시민들이 신군부에 맞서 최후의 항전을 벌인 역사의 중심지다. 현재 본관과 경찰국, 상무관 등 6개 동을 5·18 당시의 모습으로 복원하기 위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외관은 오는 9월에야 시민들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문제는 5월을 한 달여 앞둔 시점에서 복원 공사 구간에 설치된 임시 펜스 주변에 걸려 있는 사진과 짧은 안내 문구 외에는 별도의 역사 설명 자료가 없다는 것이다. 해설사를 동반한 단체 관람이라면 어느 정도 이해를 돕겠지만, 자유여행으로 찾아오는 관광객들은 건물 외관과 사진만 둘러보다가 돌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역사의 현장을 직접 보고 싶어 광주를 찾았는데, 정작 5·18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알 수가 없다는 것이 외국인 방문객들의 지적이다.
이 같은 안내 부족은 비단 외국인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5·18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청소년과 일반인에게도 적용된다.
5월을 한 달여 앞둔 시점에서 외국인 관광객과 청소년들이 5·18 이 일대를 둘러보며 “이곳이 왜 5·18의 상징이 됐으며,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 이처럼 옛 전남도청의 안내 부족 문제는 결국 5·18 정신의 세계적 확산을 위해 가장 기초적인 정보 제공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드러내는 것이어서 개선이 시급하다.
광주시와 문체부 등은 복원 공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옛 전남도청을 5·18 체험과 역사 교육의 장으로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지만, 현 시점에서 안내 부족 문제를 방치할 경우 오히려 ‘세계화’라는 목표와 배치될 수 있다는 우려다.
또 옛 전남도청뿐 아니라 5·18기록관, 전일빌딩245 등 다른 사적지에서도 한국어 위주 표기가 주를 이룬다는 점도 지적된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이어진 관심과 45주년이라는 상징성, 광주 방문의 해, 세계양궁선수권대회 등 각종 이슈들로 광주를 찾는 외국인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본적인 정보 제공부터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QR코드만 도입하면 적은 예산으로도 설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활용이 주문된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5월이 다가오는 만큼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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