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518유족회
작성일 : 2025-05-08
조회수 : 677
5·18민주화운동 45주년을 앞두고 옛 적십자병원이 약 한 달간 개방되면서 대동정신의 상징을 11년 만에 다시 볼 수 있게 된 지역민들이 반가운 기색을 보이고 있다. 특히 개방 시기가 12·3 비상계엄 후 처음 맞는 오월이라는 점에서 ‘내란 사태’를 극복하는 힘이었던 ‘광주 정신’의 계승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올해 오월이 지나면 다시 문을 닫는 옛 적십자병원의 상시 개방은 예산 부족 등의 문제로 수년이 더 걸릴 전망이어서 사적지가 제 기능을 못한다는 ‘해묵은 지적’이 또다시 제기되는 상황이다.
◇5·18 이틀간 411명 헌혈
7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5·18 사적지 제11호 옛 적십자병원을 개방한다.
관람 가능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개방 구간은 야외 주차장, 뒷마당과 본관 1층에 있는 복도, 중앙현관, 응급실 등이다.
이날 1층 실내 공간에는 의료용 침대와 기구가 놓여있었는데, 이를 본 방문객들은 5·18 당시 광주 시민들이 치료받는 모습과 항쟁의 순간을 떠올리며 열사들의 희생을 기렸다.
김동수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혈액원장은 1992년부터 약 1년간 근무했던 ‘옛 직장’을 보며 남다른 소회를 전했다.
김 원장은 “5·18 당시 병원에 엘리베이터가 없다 보니 의료진들은 하루에도 수십번씩 계단을 오르내렸고, 복도에는 부상자들이 몰려 혼돈 그 자체였다고 선배들에게 전해 들었다”며 “이틀간 411명이 헌혈했다는 것도 대단한 수치”라고 말했다.
이어 김 원장은 “역사적 가치가 있는 옛 적십자병원이 개방된 것은 환영할 일”이라면서도 “상시 활용 방안에 대한 얘기가 오래 전부터 나왔음에도 아직까지 별다른 진척이 없어 아쉬움도 크다”고 덧붙였다.
◇상시 개방 준비 지지부진
실제 광주시는 지난 2020년 7월 병원 건축물과 토지를 공공매입하며 ‘옛 적십자병원 보존 및 활용사업’에 착수했다.
옛 적십자병원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꺼져가는 생명을 살리기 위해 의료진과 일반 시민들이 소매를 걷어 붙였던 역사적인 장소로 1996년 서남학원이 부지를 매입한 이후부턴 서남대학교병원으로 바뀌었다.
그러다 서남학원이 경영난을 겪으면서 병원은 2014년 폐쇄됐고 광주시가 매입하기 전까지 수년간 방치됐다.
매입 후 광주시는 보존 및 활용 계획 수립에 나섰다. 이와 별도로 실시된 건물 안전 진단에서 본관과 부속건물은 안전성이 매우 취약한 D-E등급으로 나왔다.
이에 광주시는 지난해 7월 5차 TF 회의를 통해 별관과 창고는 철거하고 본관동의 주요 공간은 보존하기로 결정했다. 기아 보호소와 영안실에 대해선 아직 보존 범위가 확정되지 않았다.
건물과 부지를 ‘어떤 공간’으로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구상도 아직이다. 때문에 2023년 4월 시작했다가 7월 중단된 건축기획용역도 멈춘 상태다.
논의가 나아가지 못하는 동안 사업비는 인건비와 자제비 상승 등으로 인해 초기 175억원 정도에서 290억원까지 올랐다. 이 중 부지 매입에 들어간 9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예산은 확보되지 않아 국비 확보를 위해 노력 중이며 오는 2028년까지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게 광주시의 설명이다.
◇불용 장비 전시 사업도 답보
‘5·18 출동 기종 장비 이전 전시사업’도 예산 탓에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광주시는 2023년 6월 운송비 9천만원을 들여 경기도 양평군 소재 군부대에서 헬기 1대·전차 1대·장갑차 3대를 가져왔으나, 이 장비들은 2년 가까이 5·18교육관 주차장 한 켠에 놓여 있다.
해당 장비들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에 투입됐던 기종과 동일한 모델로 광주시는 당초 5·18 자유공원에 전시하려 했다. 하지만 일부에서 ‘인권 탄압 장소에 무력 진압의 상징을 두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함에 따라 전시 장소를 교육관 유휴 공간으로 변경했다.
문제는 이 유휴 공간에 ‘5·18 수장고’도 들어설 예정이어서 광주시는 수장고 부지가 확정될 때까지 사업 추진을 보류했다.
/안재영·주성학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로 인해 기사 전체 내용 및 사진은 하단 링크를 통해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