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의 최후 항쟁지인 옛 전남도청 복원을 앞두고, 이 건물의 명칭과 운영 방안을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됐다. 11일 열린 토론회에서는 ‘최후항쟁’, ‘민중항쟁’, ‘민주·인권’ 등 상징적 키워드를 담은 명칭들이 제안됐고, 운영 주체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적절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복원된 건물이 단순한 전시공간을 넘어 5·18의 역사성과 민주주의 가치를 담는 공간이 돼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명칭 변경에 있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옛 전남도청은 장소 자체만으로도 강력한 상징성을 갖고 있다. 1980년 5월27일, 시민군이 계엄군의 마지막 진입에 맞서 끝까지 항전한 이 건물은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로 불릴 만하다. 이 건물은 또 오월 정신의 집약체이면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광주 시민의 저항이 절정에 달했던 현장 그 자체다. ‘옛 전남도청’이라는 단어 하나만으로도 5·18의 역사적 아픔과 자존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이러한 장소성과 역사성을 고려할 때, 명칭 변경은 단순히 더 많은 의미를 담는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기존의 기억을 해체하거나 분산시킬 우려가 있다. ‘기념관’ ‘전시관’ ‘평화전당’ 등 제안된 명칭들이 각기 나름의 의미를 담고 있으나, 정작 시민 기억 속에 남을 하나의 상징으로서 기능하기엔 복잡해질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명칭이 주는 감동이 아니라, 공간이 살아 숨 쉬는 역사로 기능 하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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